최근에 지역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근대건축물들이 하나 둘 철거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보존과 개발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최근 철거가 된 근대 건축물들은 어떤 것들인지 현황에 대해서?
정명여학교 유애나 기념관 건물이 철거되면서 근대건축물의 보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유애나관 같은 경우는 1919년 목포 4.8만세운동이 일어날 당시 정명여학교 교장을 맡고 있던 유애나의 봉사정신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것이었는데, 학교 체육관신축부지 마련 때문에 철거되었고,
또 하나 년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1963년에 유달산 공원화를 추진하면서 목포 최초의 현대식 호텔로 건립된 유림호텔이 개인에게 매각되면서 구 건물이 철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인 1935년에 민족교회로 건립된 현 죽동교회 건물이 철거될 위기에 있다가 시민단체(목포문화연대)에서 중지요청을 하면서
현재는 철거가 임시 보류된 입장입니다.
임시 보류라고 하면, 그럼 죽동교회는 다시 철거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인가?
시에서 소방도로 개설을 위해 교회측에 보상비를 지급하고, 구 건물에 대한 철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이 시민단체에 알려지게 되었고, 시민단체의 철거재검토 요청에 따라 말 그대로 임시 보류상태입니다.
현재 시와 교회측에서 다시 협의를 하고 있는데, 행정상 많은 어려움일 예상되고 있습니다.
죽동교회 건물이 지니는 의미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세가지측면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데, 먼저 근대건축물로서의 보존 가치가 있습니다. 문화재청에서는 보통 50년 이상 된 건물을 근대건축물로 지정해서 보존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현 죽동교회 건물은 1935년에 준공된 건물로 당시 근대건축물의 구조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두 번째는 지역사적인 의미와 교회사적 가치를 들 수 있겠습니다. 1930년대 중반은 일제가 신사참배와 같은 방법으로 우리민족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노력하던 시기인데,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 지역민들이 조선이라는 이름을 건물에 새겨놓고 민족교회로서의 입지를 다졌던 그런 곳입니다.
세 번째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목포시가 구도심지역의 유적들을 활용해서 "역사문화의 길"을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목포에 일본과 관련된 건물들은 꽤 남아 있는데, 정작 한국인과 관련된 건물들은 별로 남아 있는 것이 없습니다. 위치적으로 죽동교회가 자리한 곳은 주변의 유적들과 연계해서 민족적인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죽동교회 건물 하나가 철거되느냐 보존되느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렇습니다. 단순히 하나의 건물을 보존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자치단체가 한편에서는 역사문화의 길을 조성하겠다고 추진하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활용의 대상이 되어야할 유서 깊은 건물들이 철거되는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상황 자체를 먼저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입니다.
문화유산에 있어서 개발과 보존이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문화재보호라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문제도 걸려있기 때문에 자치단체에서 행정적인 일을 처리하는 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목포시 같은 경우는 지난 2001년에 문화유산보호조례가 제정되었음에도 사유재산 침해라는 이유로 제대로 시행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오래된 건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존을 해야되느냐 그건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역사성이 있는 건물들이 철거가 될 때는 적어도 그 건물의 보존가치와 활용에 대한 논의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고, 그러한 절차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같은 자치단체 내에서도, 예를들어 도시과에서 지역개발방침에 따라 어떤 유서 깊은 건물을 철거를 해도, 문화담당 부서와는 그런 상황을 협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
끝으로 우리 지역에서 근대문화유산이 지니는 남다른 활용가치에 대해서 이야기?
이 지역에 가지는 역사성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근대성에 있습니다. 한국역사에서 근대화과정의 한 단면을 이곳에 남아 있는 유적들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런 장점들이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이후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보나 보물만이 보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지역의 색깔과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향토문화유산이 이 지역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도시로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