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을 소재로 한 『땅끝맨』『땅끝에서 부는 바람』, 함평을 소재로 한 『나비처럼 날다』 등을 집필하여 남도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소설가 정준(인간정책개발원 사무국장)이 목포 왔다. 그가 이번에 목포를 찾은 이유는 가칭 "기차타고 떠나는 남도여행"이라는 제목의 답사안내서를 발간하기 위하여 현지답사를 통한 자료수집 때문이었는데, 필자는 전라남도의 협조요청에 따라 그의 목포여행에 대한 가이드를 맡게 되어 우연한 만남을 갖게 되었다.
그는 새로 기획하고 있는 기존의 여행안내서는 실질적으로 서울이나 경기도 지방의 사람들이 이곳에 내려와서 관광을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호남선을 타고 목포에 내려와서 여수 순천쪽으로 여행을 떠난 후 다시 전라선을 타고 서울 올라가는 코스를 설정하여 남도의 아름다움을 윗지방사람들에게 보급하기 위한 답사 안내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 책에서 그는 목포를 남도답사의 출발지로 소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관련 자료수집을 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와의 만남은 단순히 지역문화에 대해 작가에게 안내해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오랫동안 머리속으로 그려오던 목포에 어울릴 만한 문화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받게 되었는데, 이는 그가 학춤기공의 창안자이며, 학춤추는 소설가로 더 알려져 있다는 사실에 비롯되었다.
다음은 정준 작가와의 대화속에서 갖게된 "목포를 학춤기공의 고장"으로 만들어보자는 행복한 상상의 줄거리이다.
학춤기공이란 무엇인가?
어릴적부터 학춤을 익혀온 소설가 정준은 최근 『학춤다이어트기공』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본격적으로 학춤기공을 보급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가 창안한 학춤기공은 '학이 비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우리나라 전통무인 학춤과 전통무예인 택견의 하부동작을 결합시킨' 현대의 한국인을 위한 건강체조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각종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이러한 학춤기공을 보급하는 과정에서 학춤체조가 서구문화가 범람하는 현시대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강체조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하나의 도시를 거점으로 온 국민에게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었다. 중국에 '태극기공'이 있다면 한국에는 '학춤기공'이 있다는 인식을 들을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한 지역을 거점으로 보급 운동을 펴고자 하는 것이며, 필자는 그 거점이 목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되었다.
왜 목포가 학춤기공의 고장으로 제격인가?
목포는 학의 고장이다. 목포의 시조(市鳥)가 학이며, 삼학도의 전설을 간직한 곳이다.
현재 목포시에서는 삼학도를 복원화·공원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는데,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산재되어 있다. 삼학도를 옛 모습대로 복원하는 문제가 유형적인 하드웨어적인 문제라고 한다면, 이는 비록 엄청난 예산지출이 요구된다고 하더라도 엄밀히 말해 돈만 있으면 해결될 수 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형적인 문제 소프트웨어적인 것에 있다. 삼학도를 복원하는 것에 상응하는 가치를 부여해줄 문화적인 요소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삼학도에 대한 목포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세계는 어떻게 복원을 하고 현대화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과거 이난영이 목포의 눈물을 노래했던 1930년대는 나라 잃은 설움과 일제화 수탈기지의 첨병으로 발전해가던 목포라는 도시가 지니는 한이 삼학도를 통해 상징적으로 형상화되어, 온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 냈지만 새로운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에 삼학도가 형성을 할 수 있는 정신적 공감대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삼학도가 복원된다면 그곳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무엇을 가지고 목포시민의 안식처로 만들것이며, 타지역의 관광객들을 끌어 올것인가에 대해서 지금부터 고민을 해야 한다. 실제 삼학도 복원화를 추진하고 있는 담당자들은 그곳에 어떤 프로그램을 담아내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흐름속에서 생각한다면 삼학도에 어울리는 문화소프트웨어로 학춤기공만틈 좋은 것은 없을 듯 하다. 삼학도를 공원화 하면서 다른 지역과 구별이 없는 단순한 체육공원같은 것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특색에 어울리는 학춤수련장 같은 것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렇게 학춤기공을 목포인의 건장체조로 만들고, 학춤을 배우기 위한 많은 사람들을 삼학도로 끌어 들이는 것이다. 그러면 학춤기공하면 목포의 삼학도가 떠오르고, 삼학도 하면 학춤기공이 떠오르게 될 것이다.
학춤을 출 수 있는 곳이 삼학도만은 아니다. 목포의 명산 유달산을 생각해보자. 유달산은 등반을 하기 위한 사람보다는 산책이나 아침체조를 하기 위해 찾는 이가 많은 것이 특색이다. 그러나 현재는 마땅히 활용할 만한 건강체조가 없어 중국의 기체조나 일본에서 유입된 집단체조를 흉내내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학춤기공이 보급된다면 더욱 많은 시민들이 유달산을 찾아 건강체조를 즐기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학춤기공은 관광자원에도 도움이 된다.
목포에 학춤을 보급하고, 그것을 발전시켜 학춤기공의 고장으로 인식시키게 된다면 한국은 물론 일본이나 중국의 관광객을 유치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인들에게 기공은 너무나 생활화되어 있는 것이며, 기공을 배우기 위해 관련명소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앞으로 목포가 중국연운항과 개항이 되면 이러한 학춤기공의 고장 목포라는 이미지가 많은 중국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학춤과 관련 지역문화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해서 홍보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다.
물론 목포에 동래학춤이나 양산사찰학춤과 같은 전통적인 학춤이 전승되어 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삼학도가 가지고 있는 전설을 모티브로 해서 학춤과 관련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보자는 것이다.
다행히 목포는 우리의 전통 춤과 무관한 곳이 아니다. 옛부터 선조들은 목포의 지세를 '선인무수형국'이라하여, 신선이 춤을 추는 모습과 같다고 하였다. 그러한 풍수이론을 증명하듯 예향목포에서는 우리나라 전통무용의 최고의 대가이자 하늘이 내려준 춤꾼 이매방 선생과 같은 분이 배출되기도 하였다.
한과 눈물의 도시에서, 학춤의 고장으로....
학은 깨끗하고 순결한 선비정신의 상징이다. 21세기 문화도시를 꿈꾸는 목포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함평하면 나비, 해남하면 땅끝을 생각하듯 목포하면 학춤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학춤에 관한 교본을 만들고, 스스로도 배울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교육용 비디오 테잎도 제작하자. 그래서 모든 목포시민에게 학춤을 보급하는 것이다. 학춤은 건강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다이어트에도 확실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주부들을 대상으로 강습회를 개최하고, 사범육성 교육을 실시하자. 그렇게 해서 모든 목포시민이 학춤을 추고, 목포의 상징인 삼학도를 사랑하게 되는 날, 21세기 목포의 새로운 이미지는 학춤과 함께하는 문화의 도시, 관광의 도시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행복한 상상을 가져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