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목포 근대 역사유적이 또다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현재 목포시 측후동에 있는 동양척식회사 관사 건물이 바로 그것이다.
이 건물은 주변 건물과 나무에 가려 외부에 잘 노출이 되지 않았던 관계로 그동안 목포역사유적으로 잘 알려지지 못했다. 최근 필자가 현장답사를 통해 건물의 실체를 확인하였고, 관련 자료와 주민의 인터뷰를 통해 그곳이 일제강점기 목포 동양척식회사 지점장이 사용하던 건물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동양척식회사 관사 건물의 유래
이 건물은 나주에 있는 동양척식회사가 목포로 이전해 오면서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건축년대는 알 수 없으나, 1930년도에 발간된 《목포부사》에는 "1919년에 동양척식주식회사가 매입하여 사택을 건축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남아 있는 건축물 대장을 확인한 결과 역시 정확한 건축년대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동척 회사로부터 분할 받았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고, 현재 건물에 살고 있는 거주자가 "이 집에서 50년 남짓 살았는데, 이 일대가 동척의 사택지였고, 이 집에서 동척회사 지점장이 살았다"고 증언한 점을 보아 이 건물이 동척 관련 건물인 것은 확실하다.
인근교회 주차장 확보로 인해 철거위기
최근 이 건물에 살던 노부부는 이 건물을 인근 J교회에 팔았다고 한다. 인근 J교회에서 주차장 부지 확보를 위해서 이 건물을 매입했다고 한다. 현재 이 건물은 주인이 두 사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나머지 한쪽도 곧 매입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 건축적 가치 높아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
잘 알려져 있듯이 목포는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유적지이다. 목포시 중앙동에는 동양척식회사 건물이 지금도 남아 있고, 문화재로 지정되어 개보수를 추진중이다. 이 동척 관사 건물 또한 역사적으로 매우 활용가치가 높고, 그 규모나 구조적인 면에서 건축사적인 가치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단일 주택 건물로는 단연 돋보이는 유물이며, 동양척식회사 건물과 연계하여 활용가치가 높은 건물이다. 특히 이 건물이 위치한 자리는 목포개항이후 일본육군성에서 비밀리에 목포 개항장에서 군사용 부지를 매입하고, 약 10년 간 관리해왔던 바로 그 장소에 해당한다. 개항기 일제의 침략성을 상징하는 장소에 공교롭게도 식민지 수탈의 대표적인 회사였던 동척 관사 건물이 지어졌고, 지금도 현재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다.
하루빨리 문화유산보호위원회 소집해야…
최근 목포시에서 추진하는 역사문화의 길 조성 사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정명여학교 유애나관이 철거되고, 1935년에 지어진 구 죽동교회 건물 화재 사건이 발생하는 등 문화유산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역사문화의 길 조성사업에서 활용하겠다는 동척 건물 앞에 있는 일본식 가옥(일명 나상수 가옥)도 건물주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이 같은 시기에 또 다시 근대 문화유산의 철거 위기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은 매우 유감이다. 목포시는 하루빨리 문화유산보호위원회를 소집하여, 목포시 문화유산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보존과 활용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