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문화원 향토사료집 《운곡잡저》발간
- 조선후기 도서지역의 사회상과 실학사상의 흐름을 살피는 소중한 자료
신안문화원은 조선후기 대학자였던 정약용의 제자로 알려진 이강회(李綱會)의 문집을 국역하여, 신안향토사료집 《운곡잡저》를 발간하였다. 이강회는 1819년에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에서 《유암총서(柳菴叢書)》와 《운곡잡저(雲谷雜著)》라는 두 권의 문집을 남기게 되었는데, 이 책들은 조선후기 도서지역의 사회상과 실학사상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신안문화원에서 발간한 향토사료집은 이 중 일부를 국역한 것으로, 당시 상부관아로 보낸 수십 편의 공문서와 정약전이 소나무정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송정사의〉가 수록되었다.
강진에서 정약용의 집필활동을 도왔던 이강회는 정약용이 유배에서 풀려나 한양으로 떠나자, 같은 시기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이 유배생활을 하다 사망한 우이도에 들어가서 두 형제의 학문적 성과를 계승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그 결과 두 권의 문집(1818∼1819년 사이 집필)을 남기고 되었고, 그 문집은 현재 우이도에 거주하고 있는 문채옥씨 집안에 의해 200여 년 동안 소장하게 보관되어 왔다.
조선시대 학술과 문화의 중심부로부터 멀리 떨어진 우이도에 쓸쓸히 남겨진 필사본 서책 두 권에는 이름 높은 학자의 방대한 저작에서조차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이용후생(利用厚生)의 실학사상(實學思想)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또한 이 자료들에 담긴 내용들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작성된 것이 많고, 국제적인 면모도 겸비하여 사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저자인 이강회는 19세기 실학(實學)의 전개와 관련하여 그 학문세계가 본격적으로 조명되어야 할 것이다. 이강회가 남긴 문집에는 자신의 저작 외에도 《자산어보》로 알려진 정약전이 쓴 〈표해록〉,〈송정사의〉를 비롯하여 정약용이 쓴 〈백언시〉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학술자료로서 문화재적 가치를 한층 더하고 있다.
앞으로 신안문화원에서는 나머지 자료의 번역 작업과 함께 학술대회를 통한 지속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이강회의 문집을 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