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수바위 전설>
일로읍 구정리 소댕이는 영산강이 흐르고 있는 옛날 포구로서 영암군과 무안군의 경계지점인 강 한가운데에 바위하나가 먼 하늘을 바라보는 듯 외롭게 서있는데 이 바위를 ‘멍수바위’라고 부른다.
옛날 이 마을에 땅 한 평 없는 가난한 과부가 살고 있었다. 과부에게는 애지중지하는 외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아들은 마음은 착하였으나 태어날 대부터 미련하고 바보스러워 어려서부터 마을 사람들은 ‘멍수’라고 놀렸으며 ‘멍수’는 그의 이름이 되고 말았다. 멍수 어머니는 벌어먹을 땅이 없기 때문에 항상 영산강에 나가 갯바라지하여 생계를 유지하였다.
해안가 바위에는 어디나 그렇듯 멍수바위는 많은 굴이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 바위가 영산강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물이 들면 굴을 딸 수 없어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그 아들 멍수가 노를 저어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물이 들 때쯤이면 모셔 나오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멍수가 여느 때와 같이 어머니를 바위까지 모셔다 드리고 어미를 내려준 멍수는 당시 가장 큰 시장이었던 일로 장터에 장구경을 간다. 시골 농부들이 다 그렇듯 멍수도 막걸리를 좋아했으리라. 멍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장구경을 하고, 어미는 굴을 따는데 바닷물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금방 나타날 줄 알았던 멍수는 나타나지를 않았다. 굴을 따던 어머니는 아들 멍수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아들 이름을 목이 터져라 불렀다.
“멍수야! 멍수야!” 하고 멍수를 부른 어미의 목소리는 영산강 멀리 멀리 퍼졌지만 멍수는 끝내 나타나지 않고 멍수 어미는 굴을 따던 바위와 함께 넘치는 바닷물에 가라앉고 말았다. 밀물 때가 한참 지나서야 어미를 생각한 멍수는 부랴부랴 달려왔지만 이미 바닷물은 멍수바위를 삼키고 어미마저 삼켰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멍수는 어미를 부르며 땅을 치고 통곡하였지만 바다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이후로 멍수는 끼니도 거르면서 날마다 강가에 나와 바위를 바라보며 목이 터져라 어머니를 불렀다. 마을 사람들은 다 쓸데없는 짓이니 집으로 가서 어머니의 명복이나 빌도록 충고했으나 멍수는 바람이부나 비가 오나 변함없이 어머니를 부르다가 결국에는 목에서 붉은 피를 쏟더니 한 많은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이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를 멍수바위라 불렀으며 지금도 변함없이 머리를 물위에 내놓고 이곳을 왕래하는 뱃길손의 등대역할을 하고 있으며,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어머니와 멍수의 애틋한 외침이 여운되어 들려오기도 한다고 한다.
현재 멍수바위에는 언제 세워졌는지 모르는 등대가 있다. 아마 영산강의 수운이 가장 발달하였던 일본의 식민지시대에 건설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