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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대중 전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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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최성환 |
등록일 |
2009-08-20 14:40 |
조회 |
9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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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고향인 하의도를 방문했을 때 아이들과 함께 했던 생전 모습니다.
이 날은 비비람이 심하게 불었습니다. 건강한 사람들도 견디기 힘든 날씨였습니다.
주 행사는 하의도 농민운동기념관 개관식이었고, 그 이후 다른 일정을 취소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약속대로 자신들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는 하의초등학교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고 김대중 전대통령은 너무나 행복해 했습니다.
이날 일정 중에 유일하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가 너희들 선배야"라는 말씀을 계속해서 몇번이나 반복하시면서,
시종 즐거운 얼굴을 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다녔던 서당 훈장님의 생가(덕봉강당)였습니다.
스승의 이름은 김연 입니다.
세상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재야의 이름없는 선비였지요.
김연 선생의 생가에 방문했을 때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저는 그날 현장 안내를 맡았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남은 일정은 당연히 취소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내외는 스승의 집을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스승에 대한 예를 갖추기 위해 훨체어에서 내려,
지팡이를 짚고 선 채로 스승의 영정 앞에 참배를 하였습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위대한 인물이,
일개 서당 훈장이었던 분에게 보여주는 존경과 예의는 실로 대단했습니다.
스승의 영정 앞에서 "이 분이 나를 가르쳤다"고 회고 했습니다.
어쩌면 다시 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안내를 하던 나에게 마지막으로 하셨던 말씀은
스승이 남긴 책이 몇권이나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 고령의 나이에도 책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습니다.
당신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을 맴돕니다.
하늘에 계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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