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목포 청년들의 민족운동산실로 남아있던 구 목포청년회관 건물이 '남교소극장'으로 탈바꿈하여 개관기념공연을 갖는다는 내용의 기사(3월 29일자)가 일제히 보도되었다. 목포시에서 청년회관 건물을 매입하여 보존한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고, 예술인들이 공연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원해 준 것에 대해서도 그 의미를 격하시키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다만 청년회관의 중요성과 역사적인 가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는 한 사람으로 '남교소극장'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혀본다. '남교소극장'이라는 명칭은 목포청년회관의 역사성과 위상을 담아내기에는 너무 작은 그릇이다.
현재 남아 있는 목포청년회관 건물(등록문화재 제43호)은 그 규모나 외형이 크게 내세울 것이 없다. 하지만 목포청년회관의 가치는 외형적인 면보다 역사성과 일제하 목포의 민족정신이라는 사상적 측면이 더 크다. 목포청년회관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목포민족운동의 중심이었다. 1927년 신간회 목포지부 창립식이 이곳에서 이루어졌으며,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적 상황에서도 미래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던 노동자․농민․목포사람들의 따뜻한 보금자리이기도 했다.
소설가 박화성은 목포청년회관을 "청년들의 공동의 집이요, 그들을 가장 옳은 길로 인도하며 가르치던 위대한 사명을 가졌던 집"이라고 표현하였다. '남교소극장'이라는 명칭에는 목포청년회관이 품었던 그런 장대한 뜻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목포청년회관 건물은 당시 목포사람들의 모금운동을 통해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목포청년회의 주도로 각계각층의 기금을 조성하여 1925년 3월에 현 건물을 완공하였다. 오늘날 목포에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들은 대부분 일본인들의 식민정책을 위해 세워진 것이지만, 이 건물만큼은 목포시민들의 모금운동을 통해서 지어진 건물이다.
지난 2001년 목포시에『목포시문화유산보호조례』가 제정되자, 필자는 목포청년회관건물을 목포시 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하자는 컬럼을 쓴 바가 있었다. 그만큼 목포청년회관은 목포의 자존심이자, 일제하 목포사람들의 정신이 살아있었음을 증명하는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남교동에서 태어났고,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고 있다. 그럼에도 '남교소극장'이라는 명칭은 전혀 반갑지 않다. 실질적으로 소극장으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왜 '목포청년회관'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그 역사적 위상에 걸맞는 이름을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참으로 유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