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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답사기1
글쓴이 최성환 등록일 2008-09-12 10:10 조회 1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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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baguni11/6005512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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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의 개성 답사기①- 개성은 살아있다.  


최성환의 개성 답사기①
- 개성은 살아있다.

지난 8월 30일 6․ 15공동위원회 목포지부에서 마련한 개성 방문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우연히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안내 메일을 받고, 망설임 없이 곧바로 신청을 했다. 개성은 그만큼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고, 특히 요즘 남북관계가 좋지 못해 언제 다시 기회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목포권에서 총 21명이 모집되었는데, 생각보다 그리 많은 인원은 아니었다. 어수선한 시국을 반영하는 결과일 것이다.


인원은 적었지만 일행들 중에는 필자처럼 혼자 접수한 사람, 가족, 친구 모임, 공무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되었다. 현재 개성답사는 1일 코스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남쪽에 살고 있는 우리 일행들은 무박 2일 일정을 소화해야만 개성을 다녀올 수 있다. 밤 12시 목포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모여 대절한 관광버스를 타고 임진각으로 향해 출발했다.
이른 새벽 임진각에 도착해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출발부터 운이 좋아서 인지, 임진각에서 붉게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볼 수 있었다. 새롭게 조성된 누리 평화공원 너머로 태양이 떠올랐다. 여러 명승지의 일출을 보았지만, 임진각에서 바라본 태양은 그 의미가 남달랐다. 언젠가는 남과 북이 같은 마음, 같은 시선으로 함께 손을 잡고 바라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임진각에서 바라 본 일출

현대 측의 버스로 옮겨 탄 후 경의선 도로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하였다. 개성방문은 오전에 단 한차례 이루어지기 때문에 각 지역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이곳에서부터 한꺼번에 움직이게 된다. 몇 년 전 개성공단 건설이 한 창일 때 이곳에 와 본적이 있었다. 당시 “얼마 후면 개성을 여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현실이 되어 있다. 이제 통일도 그리 멀지 않았으리라 기대해 본다.

경의선도로 출입국사무소


출입국사무소에서 개성으로 가기 위해 수속을 밟으면서, 방문시 유의할 점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 졌다. 북측이 촬영한 사진을 검사하기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름 카메라는 허가가 되지 않으며, 신문 등의 인쇄매체도 소지를 금하고 있다. 또한 개성에서는 미 달러만 통용되므로, 이곳에서 미리 환전을 했다.


개성관광 출입증. 여권과도 같고, 분실시에는 100불의 벌금을 내야한다.
방문 수속을 마친 후 북측의 입북 허가가 전달되기까지 약 40분 더 소요되었다. 안내원의 말이 “예정대로라면 8시에 출발해야 하는데, 북측 통신시설의 노후로 북측 당국의 출입 승낙이 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이때부터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었는데, 웃기는 것은 이러한 지연이 이 날만 생긴 것이 아니라 최근 두 달여 동안에 계속해서 반복되는 일이라는 점이다. 두 달 동안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 8시에 출발하는 것이 예정된 시간이 아니라 허가통보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하는 것이 예정된 코스라고 소개해야 맞는 듯  싶었다. 두 달 전부터 갑자기 통신 시설이 노후 될 리 없을 텐데, 왠지 설득력이 없어 보였다. 굳이 북측의 통신 시설이 노후해서 기다린다는 이유를 대서 관광객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출발부터 북측을 비하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게 정말 통신 시설의 노후 때문인지, 경색된 남북관계의 영향으로 북측이 남측 관광객들을 길들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개성관광 이용권. 귀경시 뒷면에 있는 세관 신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한다. 전반적으로 외국여행 다녀올 때 하는 출입국 수속과 유사하다.  

8시 40분이 되자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이날은 약 300여 명의 인원이 개성을 방문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토요일인 것을 감안하면 그리 많지 않은 인원이라고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후 개성 방문자가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8대의 버스가 개성을 향해 출발했다. 중간에서부터는 북측 안내차량의 인솔을 받아 개성으로 이동했다.


개성으로 가는 이정표

“잠시 후 남북 경계선을 지나 칠 것이다”라는 안내원의 말이 있자, 참가자들이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남북경계선이라는 것은 도로 바닥에 검정색 줄표시가 살짝 되어 있는 것이 전부이다. 금방 지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북경계선을 지나 북측출입국사무소에 도착하여 다시 입국수속을 마치고, 북측의 안내원들과 함께 본격적인 개성 관광이 시작되었다. 버스에는 개성관광 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아산 측의 직원 세 사람과 북측 안내원 세 사람이 함께 동승해서 이런 저런 안내와 유적지 해설을 해주었다.  

첫 번째 유적지인 박연폭포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에 버스 차창 너머로 개성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일정 중에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북측 주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점이 개성관광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동 중 버스 안에서는 사진을 촬영할 수 없고, 현장에서도 북측 주민들이나 건물 사진을 촬영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카메라가 아닌 마음속에는 얼마든지 그들의 모습을 담아 올 수 있었다.  
이점만으로도 이번 개성방문은 만족스러웠다. 혹시나 북측 주민들이 보이지 않는 곳이나, 그들이 보여주고 싶은 장소로만 이동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주로 버스 안이지만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자전거 타고 이동하는 주민들, 교복 입은 학생들 모습, 농사일 하는 모습, 집짓는 모습, 할머니가 손자들 돌보고 있는 모습까지 일상적인 장면들이 영화를 보듯 차창 너머로 스쳐 지나갔다. 야간 버스를 오래타고 이동해 온 탓에 매우 피곤한 상태였지만, 어느 한 장면이라도 놓칠까 싶어 눈을 부릅뜨고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개성 관광명소가 그려진 개성관광버스. 개성 주민들은 이 버스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개성관광 버스를 바라보는 북측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공통된 모습들 중 하나는 버스가 지나가는 도로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은 애써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 역력 했고, 반면에 약간 떨어진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매우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버스를 바라본다는 점이다. 간혹 손을 흔들어 주는 주민들도 있어 깜짝 놀랐다. 나중에 필자도 가능한 시선이 마주치는 개성 주민들에게는 손을 흔들어 보았다.

일행을 태운 버스는 마을을 지나 산길에 들어섰고, 송도 삼절이자 우리나라 3대 폭포라 불리는 박연폭포 명승지구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붐비기 전에 폭포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고자 버스에 내리자마자 발걸음을 재촉하였다. 개성관광은 생각보다 매우 자유로웠다.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단체로 움직일 줄 알았는데, 주차장에서 박연폭포가 있는 곳까지 혼자서 먼저 걸어가도 제재하는 사람이 없었다. 맨 앞쪽 안내원을 앞지르는 순간 어색한 표정으로 쳐다봤다니 “그냥 그쪽으로 쭉 가시면 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인적이 없는 산길을 혼자서 걸어가는 즐거움이 주어졌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북한 땅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주차장에서 박연폭포까지 약 10분정도 걸어서 이동한다. 걸음을 재촉해서 선두로 이동하면, 아무도 없는 북한의 산길을 혼자 걸어가는 느낌을 즐길 수 있다.  
박연 폭포의 모습은 사람을 압도할 만큼 웅장하지는 않았다. 대신, 주변의 자연과 잘 어우러진 모습이 ‘이것이 한국의 폭포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운치 있는 폭포였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주변의 바위 곳곳에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이 글씨로 새겨져 있다. 그 중 서경덕과 함께 송도 삼절이라 불리는 황진이의 글씨가 유명했다. 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 색으로 새겨진 글씨들은 적어도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고, 박연폭포로 오르는 산책로와 인근 대흥산성 유적지 주변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박연폭포 풍경. 37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맑은 물이 인상적인 박연폭포.  



박연폭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들. 사진 속 사람들이 모여있는 왼쪽 바위에는 황진이가 박연폭포의 물줄기를 하늘에서 은하수 떨어지는 것에 비유하여 썼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관광지 마다 설치되어 있는 다과 판매대. 음료와 과자, 생수 등이 판매되고 있다. 미달러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음료수 한잔에 1불씩 받고 있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그리 거부반응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글 / 사진     최 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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