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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다스리는 마음
글쓴이 최성환 등록일 2008-05-22 12:52 조회 1740
목포투데이(2008)

                      지도군총쇄록을 통해 본 110년 전 신안섬
                             - 섬을 다스리는 마음

                           최성환(신안문화원 국장)

섬은 오랫동안 육지에 부속된 변방의 개념으로 인식되어 왔다. 행정구역에서도 현 신안군의 도서들은 나주와 무안, 영광 등에 일부가 분산되어 편입되어 있었고, 그 변화가 심하였다. 섬만의 독립된 군을 설치해야한다는 필요성은 조선 영조 대부터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좀처럼 실행에 옮겨지지 못하다가 나라의 국운이 저물어가고 있던 1896년에 이르러 시행되었다.
섬으로 섬을 다스려 육지와의 차별을 없애는 것이 섬으로 이루어진 지도군(智島郡, 존속기간 1896~1914)을 신설한 이유였다. 고려말기부터 섬에 대한 왜구의 침탈이 심해지자 섬을 아예 비워버리는 소극적인 공도정책이 유지되어 왔지만, 조선말기 고종 임금은 오히려 “섬으로 섬을 다스리는 정책”을 시도했다는 면에서 그 시사성이 크다. 시대적 상황으로 볼 때 무엇보다 외세의 침입에 따라 도서 변방에 대한 관리 강화차원과 섬에서 걷어 들이는 세입관리를 통한 국가 재정확보가 가장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라를 빼앗긴 무능한 임금으로만 인식되어 오던 고종을 새롭게 생각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지도군은 오늘날 도서로 이루어진 현 신안군의 전신에 해당한다. 지도군의 초대군수에는 오랜 공직 경험을 지닌 오횡묵이 임명되었다. 《지도군총쇄록(智島郡叢瑣錄)》은 오횡묵 군수가 정무일기 형태로 써 놓은 기록으로 1895년 2월 11일부터 1897년 5월 17일까지에 해당한다. 실제 지도군으로 부임한 이후에 해당하는 기록은 만 1년 정도이다. 《지도군총쇄록》에는 110여 년 전 서남해 도서지역의 사회적 현황, 뱃길과 포구, 민속관행, 경제활동, 섬에 대한 국가의 관리체계 등에 대한 상세한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몇 가지 의미 있는 사례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먼저 오횡묵이 섬 주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오늘날 공직자들에게 많은 귀감이 된다. 오횡묵은 나이와 건강을 이유로 지도군수 직을 누차 사양하려고 했으나, 고종의 간곡한 부름에 결국 지도군의 초대군수로 부임하게 된다. 이때 나이 64세였다. 관료로서의 그의 자세는 부임지인 지도로 향하는 노정에서부터 잘 나타나고 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울에서 부임지 지도로 가는 길을 육로가 아닌 뱃길을 스스로 선택하였다. 한강에서 배를 타고 강화를 거쳐 서해연안을 건너와 지도 윤랑포로 들어왔다. 섬사람들이 배를 타고 다니는 불편함을 먼저 겪어 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전에 배를 타고 먼 바다에 나가 본 경험조차 없던 그가 꼬박 7일 동안 뱃길을 이용한 것이다. 유배인들의 경우도 인근 지역까지는 육로를 통해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직에 임하는 자세와 섬 주민을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조선후기에 유배지로 활용되었던 지도에 부임한 오횡묵은 첫째 주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노심초사하였고, 둘째 교육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는 이를 ‘찰막(察瘼)’과 ‘흥학(興學)’이라고 표현하였다. 불필요한 세금 징수와 관리들의 부조리를 척결하여 섬 주민들의 막중한 과세를 막고, 주민들이 병들어 죽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 여겼다. 또한 가는 곳마다 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서재의 학동들을 만나 격려하는 일을 즐겨하였다.
오횡묵이 남긴 《지도군총쇄록》에는 섬을 다스리는 마음이 담겨있으며, 오늘날 서남해 섬 연구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자료로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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